최근 UN 기후변화당사국회의에서 탄소 저장능력을 인정받으며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목재. 인간이 쾌적감을 느끼는 범위 안에서 습도를 조절해주고 난복사(暖輻射)에 의해 따스함을 전달해주는 목재는 다채로운 능력만큼이나 쓰임새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목재는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또 목재를 많이 쓰는 것은 지구의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지금부터 목재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 보자.
현재 지구는 연간 64억 톤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그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0억 톤만이 자연으로 흡수된다. 따라서 34억 톤의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지구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제사회는 이 같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철이나 콘크리트 등의 자재와 달리 광합성에 의해 1m³에 250kg의 탄소를 저장하는 목재를 주목하고 있다.
목재를 생산하는 벌목 행위는 숲을 파괴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고정하는 특성으로 인해 벌목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증가하지 않는다. 더불어 목재를 생산하게 되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 노령화된 수목을 젊은 나무로 바꾸어 더욱 건강한 숲을 가꿀 수 있으므로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살아있는 50년생 소나무 1그루가 약 1년 6개월 동안 흡수하는 CO2의 양(8.3kg)을 목재 기둥 1개(길이 3m, 폭 10.5cm)에 담아둘 수 있어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목재 기둥 1개의 탄소저장량이 50년생 소나무 1그루가 1년 6개월 동안 흡수하는 탄소의 양과 맞먹는다면 목재로 주택 1동을 지었을 때의 탄소저장효과는 어떨까? 목조주택 1동의 평균 목재 사용량을 약 36㎥로 가정했을 때 저장된 탄소량은 약 9톤에 이른다. 이는 소나무 숲 400㎥이 1년 6개월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버금가는 것으로, 목조주택을 제2의 산림이라 부를 만큼 환경친화적인 자원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목재는 콘크리트나 철과 같은 다른 건축 재료에 비해 건축 재료를 제조•가공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적어 CO2 방출량이 현저히 적다. 철근 콘크리트주택을 짓기 위해선 79.98톤, 철골 프리패브주택은 54.06톤의 CO2를 방출하지만, 목조주택은 불과 18.85톤만 방출해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등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공헌하는 것이다.
목재는 다른 소재에 비해 재사용 또는 재활용률이 91%에 이를 정도로 효율적인 자원이다. 목재로 이용할 수 있는 나무는 1차적으로 건축, 토목, 조경시설물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그 1차 역할을 다한 목재는 가구용 삭편판(PB), 섬유판(MDF)의 원재료 또는 목재 칩이나 펄프 재료로 다시 태어난다. 이러한 목재자원의 재활용은 1차 용도를 다한 후에도 상당 부분 목재의 건전함을 유지하는 특성 때문으로, 새로운 자원을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를 크게 절약하는 친환경적 소재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흔히 철골조 건축물은 목조건축물보다 강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철이나 콘크리트에 비해 목재가 훨씬 강한 고성능 건축 자재이다. 지진 등 외부의 힘에 의해 건물이 받는 충격은 건물(건축 자재)의 중량에 비례하는데, 목재는 다른 건축 재료보다 경량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철골조 건축물보다 가벼워 외부의 충격에도 강한 것이다. 실제로 목재의 무게대비 인장강도*는 콘크리트의 약 225배, 철의 4.4배이고, 압축강도는 콘크리트의 9.5배, 철의 2.1배이며, 휨강도는 콘크리트의 약 400배, 철의 15.3배에 달한다.
*비강도 : 재료의 강도를 무게로 나눈 값. 비강도가 클수록 건축재료로 유리하다.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의 수장고 내부에는 대부분 목재가 내장되어 있다. 그렇다면 소장품을 온전히 보관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항습장치를 갖춰야 하는 이곳에서 목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재에는 기본적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치 생명체가 숨을 쉬는 것 같이 주위 환경에 따라 수분을 빨아들이거나 배출하는 것으로, 목재 1kg(0.83㎥)은 똑같은 부피의 공기 1kg이 흡수하는 양(10.3g)보다 무려 10~15배나 높은 수분 흡수율을 자랑한다.
지난 20세기의 주된 건축 자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한 고내구성 철근과 콘크리트였다. 철은 마천루와 탑, 거대한 교량의 건설을 가능하게 했으며, 콘크리트는 철근과 함께 사용하여 상자형 건축물의 벽체나 바닥체를 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 각종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적인 목재의 사용과 목조건축물의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목조건축물인 스페인의 메트로폴 파라솔을 비롯해 독일 뮌헨의 목탑(164m)과 2041년 축조 예정인 일본의 70층(350m) 목조건축물까지, 이미 전 세계 선진국에서 짓고 있는 목조건축물을 통해 목재가 건축 자재로 상용화되고 있음은 물론 최고의 건축 자재로 주목받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