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웹진 과학이 그린
2020.09

모바일메뉴버튼

지금 숲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림 이슈를 알려드려요 지금 숲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림 이슈를 알려드려요
우리의 숲지금 숲에서는

지켜줄게, 너의 푸르름!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앞장섭니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상록수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푸른 소나무 숲에서 간혹 거뭇거뭇한 소나무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Pine wilt disease)에 감염되어 고사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 후 3~6개월이 지나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희망적인 소식이 있는데요. 바로 국립산림과학원이 세계 최초로 ‘소나무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를 발견해 조기 방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제주 선흘곶자왈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 모습

▲제주 선흘곶자왈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 모습

치료·회복 불가능한 치명적인 산림병해충

우리 숲의 25%를 차지하는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재난 수준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소나무재선충병은 기주 수목-매개충-병원체 등 3가지 요인 간 밀접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단기간에 급속히 나무를 고사시키는 시듦병입니다. 치료 회복이 불가능해 한 번 감염되면 100% 고사하게 되는 매우 위협적인 산림병해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소나무재선충에 걸려 고사한 소나무류는 총 1,200만 본이 넘을 정도로 그 피해 규모가 큽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 초기에는 겉으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감염된 지 3~6개월이 지나야 갈변이나 마름 증상 같은 외형적 증상이 발현됩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의 유충·번데기·성충

▲(왼쪽)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유충·번데기·성충

소나무재선충병은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는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발생합니다. 소나무재선충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데요. 그래서 고사목에 서식하고 있던 매개충의 몸속으로 들어간 후 건강한 나무로 이동하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을 확산시킵니다. 몸속에 소나무재선충을 보유하고 있던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성충이 건강한 나무의 수피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를 통해 소나무재선충이 나무줄기 내로 침입하는 것이지요.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는 송진 분비가 멈추고 알코올, 테르펜과 같은 휘발성 물질이 분비됩니다. 또, 수분과 양분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고사하게 됩니다.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를 죽이는 과정

산불피해 고사목, 소나무재선충 매개충 산란처

소나무재선충은 산불이 휩쓸고 간 숲에서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조사해 보니, 산불 피해지에서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서식 밀도가 더 증가해 소나무재선충 피해도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7년 5월 발생한 경북 상주 사벌면 산불피해지에서는 2017년에 비해 2019년 솔수염하늘소는 31.3배, 북방수염하늘소는 4.7배 증가했습니다. 또, 산불 이후 3년 동안 산불 피해등급을 나타내는 ‘심·중·경’ 가운데 ‘심’과 ‘중’ 같이 피해 정도가 심한 곳에 매개충 서식 밀도가 더 높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요? 산불피해 고사목은 매개충의 산란처가 되기 때문에 이듬해에 매개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산불 피해지 관리가 중요한데요, 이듬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기간까지 고사목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북 상주 산불 피해지의 피해 정도

▲경북 상주 산불 피해지의 피해 정도

감염 초기 조기 방제 가능성 열렸다!

다행히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바로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소나무재선충병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소나무 유전자를 발굴했다는 사실입니다. 소나무의 7만여 개 유전자 가운데,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됐을 경우 595개 유전자에서 발현 패턴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이중 핵심 3개 유전자를 ‘소나무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이 유전자를 활용해 분석하면 소나무재선충병을 감염 초기에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조기 방제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소나무의 모습

▲건강한 소나무의 모습

기존 방법은 감염된 지 3~6개월 후 외형적 병증이 나타나고 나서야 시료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소나무재선충의 유무를 관찰했는데, 이 방법은 소나무가 고사한 뒤 확진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를 이용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염된 나무를 미리 제거할 수 있어 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죠. 또한,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이나 주요 산림 보전 지역을 대상으로 의심되는 나무를 조기에 검사하여 제거하는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성과는 소나무재선충이 아닌 소나무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방향을 바꾼 발상의 전환에 있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현장에서 1시간 내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여 임상시험 중입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장에서 적용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덕분에 소나무재선충병에 시달리는 소나무도 줄어들고, 우리 숲을 사시사철 푸르게 지킬 수 있겠죠?

  • 이전 컨텐츠로 이동
  • 다음 컨텐츠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