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숲숲에서 놀자

무더운 여름밤, 어렵사리 잠을 청해보지만 우리의 꿀잠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모기입니다. 다양한 모기약을 사용해 보지만 사실 그 속에 어떤 화학 성분이 들어있을지 몰라 꺼림직하긴 하죠.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은 시판 모기약을 사용하는 게 더 꺼려질 테고요. 모기를 잡으려다 사람까지 잡을까 걱정이었던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지금부터 화학성분 제로(zero)인 천연 모기기피제 식물들을 소개할게요.

<동의보감>도 인정한, ‘비자나무’

나뭇잎이 뾰족하게 뻗은 모양이 한자 ‘아닐 비(非)’와 닮아 이름 붙여진 비자(榧子)나무. 비자나무는 제주도 등의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상록수입니다. 비자나무는 모기를 퇴치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요. 옛 문헌을 살펴보면 비자나무를 불에 그슬렸을 때 발생하는 향을 모기가 싫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퇴치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합니다. 덧붙여 기생충 제거 효과도 있다고 해요.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을 비롯한 옛 의학서적에서는 비자나무 씨를 먹으면 촌충이나 촌백충이 없어진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비자나무 (출처: 약초도감)

집 마당에 들여놓으면 효과 톡톡! ‘초피나무’

모기 잡는 나무로 유명한 또 하나는 바로 초피나무입니다. 쌍떡잎식물에 속하는 초피나무는 잎에 방향성 기름샘이 있어 향이 무척 강하다고 해요. 헌데 이 향이 사람에게는 이롭지만, 모기에게는 그야말로 ‘기피대상 1호’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약이 되지만 모기에게는 독이 되는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초피나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다양하게 가공돼 건강을 위한 천연재료로 활용되고 있어요. 성가신 모기를 퇴치할 뿐 아니라 살충, 살균, 사독 제거, 어독 제거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숲속으로 캠핑을 갈 때 주위에 초피나무가 있다면 그 옆에 텐트를 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겠죠?

▲초피나무 (출처: Xavier)

모기뿐 아니라 뱀과 파리까지 물리치는, ‘회향나무’

회향나무는 모기뿐 아니라 뱀과 두꺼비, 파리까지 물리치는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특히 황열병을 매개하는 댕기모기를 쫓는 데 아주 탁월하다고 하는데요. 모기와 파리 등의 곤충이 회향 식물을 싫어하는 이유는 역시 향에 있어요. 옛 선조들은 이를 알고 일찍부터 모기를 내쫓고 뱀 등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마당에 회향나무를 심어두곤 했답니다. 현대에 와서는 많은 기업이 회향식물 향을 첨가한 모기기피제 등을 만들고 있고요. 천연모기기피제에 빠지지 않는 회향. 이제부터 잘 알아두고 늘 몸에 가까이 두는 건 어떨까요?

▲회향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봉선화’

이번엔 꽃입니다. 우리에게는 <봉선화 연정> 이라는 노래로 더 친근한 어여쁜 꽃, ‘봉선화’입니다. 봉선화 꽃말의 의미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실제로 봉선화는 함부로 건드리면 큰일납니다. 특히 동물들에게 더 타격이 큰데요. 뱀과 벌레가 싫어하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과거에는 수박밭과 참외밭에 심기도 하고 장독대 옆에도 심었다고 해요. 봉선화는 ‘금사화(禁蛇花)’로 불리기도 하는데, 뱀이 못 들어오게 막는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하네요.

▲봉선화

천연살충제로 으뜸, ‘할미꽃’

할미꽃도 천연살충제로 가히 으뜸에 속합니다. 비밀은 뿌리에 있습니다. 가족끼리 캠핑을 떠났을 때 미처 모기기피제를 챙기지 못했다면 할미꽃을 찾아 뿌리를 찧은 후 물에 타서 몸에 뿌리면 됩니다. 뿌리에 함유된 특유의 향을 모기가 매우 싫어하거든요. 뱀에게 물렸을 때도 할미꽃이 유용하다고 합니다. 꽃을 반으로 갈라 물린 부위에 붙이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해요.

우리 주위에 천연모기퇴치제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으셨나요? 과거 선조들은 자연에서 모든 것들 찾아냈습니다. 그 지혜를 이어받아 우리도 더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로 해요.

▲할미꽃